코로나19로 인해 국가간 이동이 제한되기 전까지는 1년에 4회 이상 홍콩 출장을 다녔다.
매년 4월부터 시작되는 전시회는 홍콩가정용품박람회, 홍콩메가쇼가 있고, 10월부터 추계박람회가 똑같이 있다. 광저우 캔톤페어와 심천선물용품박람회까지 같이 다니다보면 봄에는 4월중순부터 한달, 가을에는 10월 중순부터 한달을 광저우와 심천, 홍콩을 버스와 기차를 타고 계속 돌며 전시회에 참가를 하고 한달만에 귀국을 한다.
1년에 두번씩 다니다보면 홍콩에 출장갈 때마다 가는 단골 민박집이 있다.
전시회 기간에는 숙박비도 2배 이상 가격을 올리고 하는데 단골이 좋다고 홍콩 민박집은 가격을 인상하지 않고 밤늦게 도착해도 어려움이 없게 민박집사장님이 친절하게 해주는 곳이다.
2019년 10월 광저우에서 전시회를 마치고 기차를 타고 홍콩에 도착하자마자 홍콩 전시장으로 가서 이튿날부터 참가할 전시회 셋팅을 하고 숙소에 돌아오니 밤 9시가 지난 시간이다. 너무 늦은 시간이기도 했고 너무 피곤해서 식당에 가서 저녁을 먹기가 귀찮았다. 민박집 옆에 있는 슈퍼에 가서 한국 컵라면을 하나 샀다. 광저우에서 정신없이 오느라 점심도 제대로 먹지 못해서 왠지 컵라면 하나로는 허기를 채우지 못할 것 같아서 10개 짜리 계란을 샀다. 컵라면에 계란을 넣고 전자레인지에 넣고 돌려서 먹고 잤다. 이튿날도 민박집에서 아침밥을 주는데도 먹지 않고 계란을 2개 삶아 먹었다.
지금은 다르지만 그 시절의 홍콩은 전 세계의 바이어들이 홍콩에 지사를 둘 정도라 전시회는 점심 먹을 시간도 없을 정도로 바이어가 많았다. 그러나 그때는 홍콩이 민주화 시위로 인해 전시회를 참가할지 말지를 고민하던시절이라 바이어 방문도 거의 없을 정도로 한산했다. 전시회 주최측에서 점심티켓을 줄 정도였다.
전시회장 한쪽에 있는 식당에서 가벼운 샐러드와 빵으로 점심을 먹고부터 몸에 이상이 생겼다.
온 몸이 가렵기 시작하더니 몸이 붓기 시작했다. 손가락이 얼마다 부어올랐는지 접히지도 않을 정도였다.
통역사부터 같이 전시회에 참가했던 대표님들이 병원에 가보라고 성화였다. 나도 심각성을 알았지만 전시부스를 비우고 나갈 수는 없었다. 두 시간이 지나자 몸은 점점 더 심각하게 부어오르고 가려움으로 인해 상처까지 생겼다. 결국 전시회장 가까운 약국을 찾아 손짓발짓에 번역기까지 돌려 약 처방을 받았다. 가까운 병원을 알려달라고 했더니 두 시간 이상 가야한단다. 결국은 약 처방 받은거로 급한 위기를 넘겼다. 나는 전시회장에서 먹은 점심을 먹고 탈이 난 것으로 알고 전시회장에 컴플레인을 했고 전시회 주최측에서는 하루에 몇번씩 소독을 하고 음식에 대해 철저하게 하기 때문에 점심이 원인이 아니라고 한다.
악몽같은 하루를 보내고 민박집에 와서 민박집사장님에게 얘기하면서 몸 상태를 보여줬더니 어제 사온 계란을 보자고 한다. 홍콩은 거의 모든 식료품들을 수입을 한다. 계란도 그 중에 하나다. 미국에서 수입하는 계란은 흰색 계란이고 우리가 흔히 먹는 갈색 계란은 중국에서 수입한 계란이라 그 계란먹고 식중독이 걸린 것 같다고 한다.
한국에서는 흰계란을 많이 안먹어서 눈에 익숙한 계란을 샀다가 식중독에 거려 정말 죽다 살아났다.
전시회장에서 민박집에 오는 배안에서 그 유명한 홍콩야경이 그날처럼 무심하게 바라보던 것이 추억의 한장에 있다.
'life' 카테고리의 다른 글
85세 당신은 아직 포기하지 않는 청춘입니다! (6) | 2022.11.16 |
---|---|
김장김치 수육 역시 술 한잔이 진리다! (8) | 2022.11.15 |
쫀디기는 정말 불량식품일까요? (8) | 2022.11.13 |
주말나들이 청주와우축제 다녀왔어요! (3) | 2022.11.12 |
추운 날씨에 따듯한 차 한잔의 여유! (4) | 2022.11.11 |
댓글